BookShelf

공감은 지능이다

공감이 파괴된 시대

다윈은 공감을 잘하는 것, 친절은 진화에 부적합하다고 주장합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1인 가구 수는 급증했고,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접촉하게 하던 일도 디지털이 대체하면서 사람들 사이의 공감은 꾸준히 감소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공감도 매스 미디어가 이용하면서, 자극적인 한 가지 비극에 고통스럽게 공감하는데 우리의 체력을 다 써버립니다. 사람들이 구체화된 한 명의 비극이 자세하지 않은 수십 수백의 비극보다 더 잘 반응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어서 많은 단체들, 운동가들은 우리의 연민을 더 자극하려고 노력합니다.

감정의 미러링

어느 한 연구에서 사람들은 어떤 감정을 느끼는 다른 사람을 보면 자신이 직접 그러한 감정을 느낄 때와 동일한 뇌 부위가 활성화됨을 확인했습니다.

감정의 미러링은 곧 공감에 대한 지배적인 설명이 되었습니다. 이 설명은 사람의 마음이 변경할 수 없이 장착된 회로대로 작동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게 됩니다. 즉, 특정한 방식으로 작동하는 고정된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인간 본성의 유동성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 인간의 심리가 고정되어있다는 고정주의는 사람들의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합니다. 고정주의 시각은 곧 사람들의 발전을 저해하게 되는데, 고정주의 시각을 가지고 있는 고정주의자 본인에게도 해당합니다.

한 연구에서 고정주의자보다 유동주의자가 더 까다로운 상황에서도 더 적극적으로 공감하게 됨을 확인했습니다. 유동주의자들이 고정주의자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시간을 봉사 활동에 쏟기도 하고, 꺾이지 않는 의지로 새로운 것을 달성합니다.

넛지

사람들은 공감에 큰 부담을 느낄 때 공감을 더욱 완강히 회피합니다. 하지만 연구 결과 공감을 회피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하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해를 끼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리학자 쿠르트 레빈은 수많은 문제에 행위 연구를 적용했습니다. 이 연구 기법 중 "넛지"는 사소하고 미묘한 변화로 사람들의 행동에서 큰 변화를 유도하는 방법입니다. 장기 기증이 기본 선택 사항으로 설정된 나라에서는 80% 이상의 사람들이 장기 기증 신청을 하지만 그렇지 않은 나라에서는 20%에 못미쳤습니다.

뇌 과학자 타니아 장거는 명상이나 수행같은 수행법이 뇌를 친절함에 적합하도록 조율할 수 있는지 시험합니다. 그는 참가자들에게 명상 기술을 가르치고 자애 명상, 메타(metta)를 하도록 합니다. 참가자들은 실험이 진행될 수록 오랜 시간 동안 주의를 기울이기 쉬워졌다고 느끼고, 자신의 감정을 더욱 정교한 언어로 표현하면서 타인의 감정도 더욱 정확하게 포착했습니다. 해부학적으로도 변화가 있었는데, 실험 전후로 MRI 검사를 실시한 결과, 실험을 거치며 공감과 관련된 뇌 부위들의 크기가 더 커졌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증오 대 접촉

증오는 제대로 이해받지 못한 채 복잡하게 뒤엉키며 자랍니다. 증오범죄자 다수는 경제적으로 뿌리 뽑힌 사람들이었고 실업률이 높은 시기에 증오 범죄도 증가했습니다.

토니 맥컬리어는 백인 아리안 저항운동에 속한 인종차별주의 백인우월주의자였습니다. 그는 부모님의 방임에서 이어진 인종차별주의 음악세계 경험을 토대로 인종차별주의 성향을 갖습니다. 인종차별주의 집단에서 공격성을 배출할 출구와 지력을 발휘할 기회를 얻어 지역 차별주의자 사회의 지도자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차별과 증오는 노골적인 경계나누기로 발전했습니다. 60년대 미국, 자녀와 반대 정당 사람과의 결혼을 허락할 것인가 라는 질문에 답변자의 4~5%정도만 긍정했지만 2010년엔 1/3에서 절반 정도로 증가합니다.

내부인과 외부인의 경계는 측정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공감을 파괴합니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로 그룹을 두 개 추리고 서로 다른 색의 완장을 주면, 사람들은 같은 색의 완장을 끼고 있는 사람을 더 매력적이고 유능하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토니는 자식을 낳고 나서 자신의 현 모습이 발단이 되었던 아버지를 떠올립니다. 아버지를 떠올리며 자신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겠다고 결심합니다. 적극적으로 아버지의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은 사람들이 토니를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게 했습니다. 이것은 토니에게 변화에 계기가 되었습니다.
양육비를 구하기 위해 극단적인 활동들로부터 멀어지면서 그의 행동은 더욱이 변화했습니다. 토니는 자신이 지닌 가장 완고한 편견이었던 유대인과 둘도 없는 친구가 되기에 이릅니다.

심리학자 고든 올포트는 외부인에 대해 더 잘 아는 사람일수록 외부인을 덜 미워한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백인만 거주하는 단지 주민 중 75%가 흑인을 싫어한다고 이야기했지만, 흑백이 섞여 사는 단지에선 그 비율이 25%로 떨어졌습니다. 올포트의 저서 "편견"에서 극단적인 인종적 편견은 그 인종에 아는 사람이 없을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추론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사람들을 한 데 모아 자신들에게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인간성을 깨닫게 하면 해결될 것이라는 단서도 함께 덧붙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접촉"이 효과만 내는 것은 아닙니다. 흑인을 단지 더 자주 보기만 할 뿐 그들과 알고 지내지 않는 백인들은 흑인을 위협으로 인식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영국에 이민자들이 눈에 띄게 많아지자 민족주의 물결이 거세졌고, 브렉시트로 이 흐름의 정점을 찍었습니다.
그럼에도 올포트는 집단을 한 데 모으고 그중 한 집단이 다른 대부분의 시간 동안 더 큰 힘을 갖더라도 모든 집단에 동등한 지위를 부여하고, 공통의 목표에 초점을 맞추고, 개인적인 성격을 부여하면 접촉은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25만명을 분석한 결과 외부인과 함께 더 오랜 시간을 보낸 사람들이 편견을 더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문학과 예술이 공감에 미치는 영향

사람들은 무언가 상상할 때 시간에서 "풀려나와" 정신적 여행을 합니다. 어린 시절 살던 집의 모습을 떠올릴 때 우리 뇌는 실제로 그 집을 보고 있는 것처럼 반응합니다. 햇살이 환한 화창한 날을 떠올리면 실제로 그런 것처럼 동공이 수축합니다.
시간에서 풀려나는 것은 과거나 미래를 경험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생긴 사람들은 종종 최악의 과거로 휩쓸려가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스스로 자신을 미래로 보내 아직 해본 적 없는 실수를 예상하게 해서 처해본 적 없는 상황에 대비할 수 있기도 합니다.

최근 심리학자들은 공감도 "시간에서 풀려나기"의 일종으로 봅니다. 그리고 서사 예술은 이 풀려나기를 더 잘하게 해주는 약물이라고 판단합니다. 시간에서 풀려나기는 상상의 인물에 대해서도 다른 사람들이 어떤 생각이나 감정을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90년대, 영문학 교수 밥 웩슬러와 지방법원 판사인 밥 케인은 "문학을 통한 삶의 변화"를 기획합니다. 수감자를 선별해 독서 모임에 참가시키고, 그들의 향후 변화를 관찰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이 독서모임에서 참가자들은 독서 토론을 통해 동일한 소재를 서로 얼마나 다르게 해석하는지를 알게 됩니다. 독자의 관점에 따라 같은 인물이 사악해 보일 수도, 순진하게 보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후 "삶의 변화" 참가자 중 재범자는 20% 미만에 그 중 한 명만이 폭력 범죄를 일으켰던 반면, 대조군은 45%가 재범을 일으켰고 5명이 폭력 범죄를 일으켰습니다. 재범을 저지른 "삶의 변화" 참가자들도 이전 범죄보다 경미한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지나친 공감의 위험

USCF 미션베이 의료센터 베니오프 아동병원의 신생아 집중치료실 직원들은 신생아 중환자를 처치하고 치료하는 일을 합니다. 신생아 집중치료실의 각 방에서 일어난 사실은 "태어난 아이의 상황이 나쁘게 흘러간다"로 모두 동일합니다. 동시에 각 방은 서로 다른 여러 현실들이고 각자의 가족들을 삼킵니다. 비극에 삼켜지는 것은 가족뿐이 아닙니다. 이곳의 의사와 간호사들은 겨우 몇 걸음을 옮기는 것으로 죽어가는 아이, 잘 자라날 아이, 미래를 알 수 없는 아이 사이를 오갑니다. 얼마 되지 않는 시간 동안 결코 가볍지 않은 감정들을 가로지릅니다.

저자는 신생아집중치료실 어디에나 번아웃, 피로, 트라우마가 퍼져있는 것을 목격합니다. 환자들에게 더 깊게 공감하는 의료진들은 결국 번아웃되거나 일을 그만둡니다. 의료진은 점점 환자의 고통을 과소평가하고 환자를 사람보다는 신체로서 접근하며 비인간화했습니다.

이렇게 감정 연결을 끊는 것은 의료진의 자기 보호 기제로서 작용합니다. 환자를 비인간화함으로서 번아웃을 더 적게 경험합니다.
의료계에는 공감, 탈진, 냉정함의 위험한 순환이 존재하며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2011년부터 2015년 사이 의사들의 번아웃 확률은 10%나 증가했습니다. 의사들은 환자와 15분도 못되게 대화하고, 대개는 30초만에 환자의 말을 끊습니다.

친절이 보상되는 시스템

미국의 경찰은 날이 지나면서 점점 전사화되었습니다. 마약 거래가 증가하면서 범죄자들은 무기를 축적했습니다. 심지어 경찰보다도 잘 무장하기도 합니다. 1970년대에 이르자 매주 2명의 경찰관들이 총에 맞아 쓰러지기에 이릅니다. 경찰들은 자신들만의 전투부대인 SWAT를 만들고 출동 횟수는 점점 증가합니다. 범죄율은 그대로 유지되는데도 1980년 3천회 출동이 1995년 3만회로 변화합니다.

경찰에는 "전사 정신"이라는 철학이 생겨납니다. 경찰들은 자신을 지역 사회에 심어진 전투 요원으로 인식하고, 공동의 적에 맞서는 군인처럼 뭉치면서 경찰관이 아닌 모두를 위협적이라고 여깁니다. 2014년 언론이 입수한 경찰 훈련기관 강의교재에는 일상적 차량 검문에서 항상 위반자와 탑승자 전원이 무장하고 있다고 가정하라고 기술되어있었습니다.

수 라어가 이끄는 워싱턴주 형사사법교육위원회(CJTC)는 이러한 전사 정신과 다른 방향을 제시합니다. 수 라어는 CJTC를 군대같은 방식에서 더 개방적인 분위기로 바꾸었습니다. 전사 정신을 거부하고 자신을 공동체를 돌보는 사람으로 여기며 시민과 협력해 모든 사람의 안전을 유지하도록 합니다. CJTC는 경찰의 문화에 공감을 끌어들였습니다.

학교에서 전형적인 모범생이었던 제이슨은 한 선배가 건넨 파티 전단을 받자마자 교감실에 끌려가 정학 처분을 받습니다. 그는 교감의 부당한 정학 처분을 거부했기 때문에 구치소에서 옷을 모조리 벗은 채 신체 검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총기 없는 학교법으로 시작된 학교에서의 무관용 정책은 총기를 넘어 칼, 마약, 위협적 행동까지 확장됩니다. 학생들은 과자를 총 모양이 되도록 베어먹거나 피임약을 먹었다고 정학당하거나 제적당하게 되었습니다. 무관용 정책은 질서를 세우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오히려 원한을 만들어냈습니다. 무관용 정책이 불법적인 행동을 잘 방지해냈는지에 대한 근거는 거의 없습니다.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들은 가정 문제나 학교 폭력에 시달리는 등의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관심과 에너지가 있는 교사라면 징벌 조치의 잘못을 점검하고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무관용 문화는 이러한 기대를 뒤집어놓았습니다.

디지털의 양날

소셜 미디어는 어떻게 세계를 왜곡하는가

예술가 와파 빌랄은 시카고의 한 갤러리에서 방을 얻어 침대, 컴퓨터, 페인트볼 총을 두었습니다. 총은 회전 포탑과 웹캠이 설치되어 원격 사용자가 원하는 만큼 조준하고 발사할 수 있었습니다. 30일동안 총은 24시간 내내 약 45초에 한번씩 발사되어 약 6만회 발사되었습니다. 빌랄에게 총을 쏜 사람들은 그와 대면해도 그를 쏘고 고함을 지를 사람들보다 감정적 거리가 주는 안전거리 뒤였기 때문에 쉽게 총을 쏜 사람들이 분명히 많을 것입니다.

디지털 문화에는 실제로 심리적 대가가 따릅니다. 일련의 투어에서 사람들을 휴대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 그룹과 사진을 촬용해 페이스북에 게시해달라고 한 그룹으로 나눠 스탠퍼드의 메모리얼 교회를 돌아보게 하니 온라인에 사진을 게시한 사람들이 투어 내용을 더 적게 기억했습니다.

인터넷 사용이 많은 나라는 공감의 수준이 낮고,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게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훨씬 더 어려워합니다. 사람들은 서로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글을 읽을 때 사람들을 비인간화할 가능성이 더 큽니다. 익명성은 많은 장점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사람들로부터 친절을 제거합니다. 익명성은 사회적 대가라는 제약을 덜어주어 제동 장치를 없애버립니다. 구식 미디어는 시끄럽고 극단적인 목소리를 들려주지만 새로운 미디어는 그런 목소리가 되라고 부추깁니다.

가상 현실은 어떻게 공감을 중가시킬까

책과 영화는 우리를 이야기 속으로 옮겨다놓지만, 독자와 관객은 자신이 독서와 영화감상을 하고 있음을 여전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가상 현실은 사람들이 그것이 매체라는 사실 자체를 잊어버릴 정도로 그들을 완전히 품어버립니다. 심리적 현실감은 우리로 하여금 실제 경험을 시도하게 해줄 수 있습니다.

토머스 코번은 8살 때 자폐성 장애를 진단받았습니다. 토머스는 말하고 읽고 글을 쓰는 데에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자기 감정에 너무 압도되어 떼를 쓰거나 폭발할 뿐입니다. 하지만 감정 표출과는 별개로 자폐성 장애의 전형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른사람의 표정에 나타난 감정을 파악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파악하는 것이 공감의 시작이므로 공감을 잘 못하는 토머스같은 사람들은 다른 이들과 잘 지낼 수 없었습니다.

카탈린 포스와 닉 하버는 다른 사람의 얼굴 표정을 잘 이해하기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위해 "자폐 장애 글래스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사용자가 상대방의 얼굴을 볼 때마다 오른쪽 상단에 감정을 나타내는 이모티콘을 띄워주는 증강 현실 기기를 만드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자폐 장애 아이들이 타인의 감정을 더 잘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자폐 장애 가족들은 자폐 장애 아이들과 더 적절하게 상호작용할 수 있었습니다.

에필로그

이 책의 원제는 The war for kindness, 공감 전쟁입니다. 책은 사람들을 증오와 무관심으로 내모는 힘, 온몸으로 그 힘에 저항하는 사람들에 대해 소개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전쟁에서 승리해 자신의 인간성을 되찾고 상대의 인간성을 발견합니다.
저자는 공감이 장기적 사고를 구축하고 미래 세대를 위해 마음을 쓸 수 있게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한 마음을 키울 수 있다면 공감을 진화시켜 더욱 크고 지속가능한 무언가로 키워낼 수 있다고 말입니다.